발표한 시

순환의 고리

김진환 시인 2010. 11. 11. 09:20

순환의 고리 

더듬이를 누인 딱정벌레 한 마리 
공기를 딛고 솟구치던 날개를 
바람이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어디서 왔는지 불개미들이
오선지 위의 음표처럼 꼬리 물고 
날갯짓을 멈춘 수고로운 한 생을 
점점(點點)이 풀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안식처 삼아
산 목숨 취해 재재거리며 사는 동안 
과연 무엇을 슬퍼하랴

박제된 과거는 허공에 나부끼고
미래는 닿지 않는 구름으로 떠도는데.

김진환

[문예사조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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