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누가 이끼꽃을 보셨나요

김진환 시인 2006. 7. 11. 09:20

 

누가 이끼꽃을 보셨나요

                                    이 창년

누가 이끼꽃을 보셨나요
누가 그 꽃내음을 맡아 보셨나요
하늘 높이 날다가 지쳐
추락하는 사랑보다 더 깊은 신음 소리
이끼 이끼
닿기만 하면 녹아 버리는 가뭇없는
사랑을 아시나요
왜 이끼 이끼 하며 피는지를
아무도 묻지 않는 꽃
밤이슬만 먹고 빛나는 별처럼
정갈한 그림자를 끌고
구름이나 밟고 갔을까
노을이나 감고 갔을까
한나절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피어난다는 소문만 분분했던
그 꽃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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