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꽃/전재동

김진환 시인 2006. 7. 11. 09:10

 



                 전 재동

꽃은 그냥 꽃으로 보자.
꽃이 열매 익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자.
햇빛 드리우고 물 받아 먹고
제 얼굴 빛깔을 제대로 내는
꽃을 그냥 지켜보자.
뽐내고 야들대다가
바람에 얻어맞고 떨어져도
그냥 두면 그 자리에 익는 것
하늘이 들어가 여물고
살랑대는 나비들 깃을 꺽어
외롭지 않는 스스로를 가누며
햇살이 익어가는 꽃의 아들
아들이 여물어 간다.
그래서 꽃은 그냥 꽃으로 두고 보자.
꽃은 하나님의 손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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