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못한 길
프로스트
단풍 물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어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오래도록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이
굽어져 안보이는 곳까지 바라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하나의 길을
택하였다
그 길은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풀이 우거져 사람을 부르는 듯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흔적은
먼저 길보다 좀
덜하기는 했지만.....
그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무런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채
서리 맞은 낙엽에 덮여 깨끗하게 놓여
있었다.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가 보리라 생각했지만
허나, 길은 길로 뻗어 나가는 것이고
다시 돌아올 가망은 없었던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어디선가 한숨 쉬며 말하리라
두 갈래 길이 숲속에 나 있어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듯한 길을 택했었는데
결국 그것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고.......
'다시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에게 미안하다 (0) | 2006.07.17 |
---|---|
누가 이끼꽃을 보셨나요 (0) | 2006.07.11 |
꽃/전재동 (0) | 2006.07.11 |
공 원 (0) | 2006.06.29 |
[스크랩] 하늘 (0) | 2006.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