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가지 못한 길

김진환 시인 2006. 6. 29. 21:00

 

 

가지 못한 길

                     프로스트

단풍 물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어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오래도록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이
굽어져 안보이는 곳까지 바라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하나의 길을 택하였다
그 길은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풀이 우거져 사람을 부르는 듯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흔적은
먼저 길보다 좀 덜하기는 했지만.....

그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무런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채
서리 맞은 낙엽에 덮여 깨끗하게 놓여 있었다.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가 보리라 생각했지만
허나, 길은 길로 뻗어 나가는 것이고
다시 돌아올 가망은 없었던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어디선가 한숨 쉬며 말하리라
두 갈래 길이 숲속에 나 있어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듯한 길을 택했었는데
결국 그것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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