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김진환 시인 2010. 3. 4. 12:17

 

길은 삶의 흔적이다.

길은 루쉰의 만들어지는 길이거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거나 삶의 기록이다.

길 위에서 자유로운 자 누구인가?

곳곳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저 표지판의 지시대로 달릴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

나는 이 길을 웃으면서도 달리고 울면서도 달렸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누구는 정치인의 꿈을 가지고 달리고,

부자의 꿈을 가지고 달리고,

또 문학의 꿈을 갖고 달린다.

나는 나의 소박한 꿈을 가지고 간다.

이 길은 또 얼마나 많은 사연을 담고 있을까?

돌 하나하나에 눈물과 웃음이 스며 들었으리라.

혼자 가는 길은 고독할 수 있다.

둘이서 가는 길은 덜 고독할 수 있다.

의지 할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우리는 외로움을 덜 수도 있다.

 

물은 물의 길을 간다.

어쩌면 고향 바다에 닿기도 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다에 가 닿을 때까지 흐름을 멈추지 않으려 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길을 내고 오래된 길을 버리려 한다.

그러나 오래된 길이 있어 새로운 길이 생기니,

그 오래된 길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하늘 길은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들의 길이다.

하늘을 날 수 없는 자들의 길이 아닌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할 때 후회 하지 않는 길을 갈 수 있다.

잘 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 항상 뒤돌아 봐야 한다.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구름이 가고 새가 가고 바람이 지나 갔다.

가는 길이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파르고 좁은 길도 지나야 한다.

후회는 꺾인 가지에 매달린 마른 잎일 뿐이다.

길 위에서 희망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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