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시

택시 승강장에서

김진환 시인 2008. 1. 15. 16:39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 승강장에 줄지어 선 택시
M16 탄창에 장전된 총알이다 

공이가 뇌관을 치는 찰나 
소리만 남기고 사라진 총알처럼
손님이 타는 순간 사라져간
택시 꽁무니에서
비릿한 슬픔이 풍긴다 

한 발이 날아간 자리에
차례대로 튀어 올라
격발 순간을 기다리는 총알처럼 
나란히 줄을 맞추는 택시들 

알듯 모를듯 팽팽히 감도는
이 건조한 삶의 전장이 
곧 폭발할 것만 같다.

김진환

[계간 글벗 창간호, 2007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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