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나와 함께 하는 멋진 난들

김진환 시인 2019. 1. 10. 16:38

나와 함께 하는 멋진 난들

 

사무실 한쪽에 있는 나와 함께 십수 년을 함께 난들 입니다.

동양란과 풍란, 나도풍란, 석곡란 입니다.

난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는 편도 아니어서 잘 키운 건 아닙니다.

십수 년을 함께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물을 제떼 주지 않아 마르기도 했었고,

또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가 녹아 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내 곁에서 용케도 잘 견디고 살아주어서 정말 위안이 되고 고마운 존재들 입니다.

 

풍란

이 풍란은 부산에서 통도사 인근으로 이사와서 키우기 시작 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난 농장 사장님께서 내가 시 공부 하고 있다고 시와 난이 잘 어울릴 거라며 키워 보라고 준 것입니다.

그럭저럭 한 십수 년 정이 들었습니다.

 

 

나도풍란

나도풍란도 난 농장 사장님께서 십수 년 전에 키워 보라며 준 난입니다.

뿌리가 좋지 않아 물을 제때 주지 않으면 잎이 축 처집니다.

처진 잎을 보면 화들짝 놀라 물을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석곡란

이 난은 부산에 살 때 노포동 화훼 농장에서 샀었습니다.

이십여 년 전에 일이니까 참 오랜 세월 함께 했습니다.

그동안에 몇 번이고 죽을 뻔 했습니다.

물 주기와 햇볕 쬐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석곡난과 오래 같이 할 수 있었던 데는 처의 수고가 컸었습니다.

세심히 관찰하고 적절한 시기에 물과 다양한 영양 거름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옥화

아래 난들도 다 그렇고 그런 사연 하나씩은 있습니다.

십수 년을 함께 했으니 사연 하나쯤 없을 수 있겠습니까. 

 

황금소심 

 

철골소심

한 촉을 갖고 와서 키운 난인데, 이십여 년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어렵게 꽃까지 피우고 나니까 더욱 애착이 갑니다. 

 

나의 오랜 난 친구들이 늘 사랑스럽습니다.

내가 처음 갖고 왔을 때 풍란 모습입니다.

참 오래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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