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뒤에
비가 내린다
눈물이 난다
이별 뒤에
무시로 쌓이는 그리움
쌓인 그리움이 넘쳐 흐른다
하늘은 어둑히 슬퍼지고
비 내리는 날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까맣게 모른다
어이해야 하나
두 눈이 있어도 그윽한 눈빛 마주할 수 없으니
가슴에 야윈 그림자 하나 일으켜 세워
쌓이는 그리움 달래고 살아야지
비가 내린다
눈물이 난다
이별은 마르지 않는 눈물샘
남기고 간 그리움이 자꾸만 넘쳐
눈 앞을 가린다
이별 뒤에
어느 뉘 다정스레 내 이름 불러줄까.
[문예사조 2013년 사화집 남산골 글숲의 향기 수록]
김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