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매미 이야기

김진환 시인 2011. 8. 3. 19:03

매미 이야기

장마 걷히자 여기저기서 매미들이 목청을 돋우고 있다. 하루해가 짧기만 한 듯 정신없이 울어댄다. 일손을 놓고 매미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매미 잡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과제물 중엔 곤충채집이나 식물채집 같은 게 꼭 있었다. 곤충채집 하면 매미가 첫 번째로 많았었다. 매미를 잡을 때 잠자리채를 이용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말총을 이용해서 잡았다. 방앗간 구루마를 끌던 말이 지나가면 아저씨 몰래 말총을 한두 개 뽑아 두었다가 섰다. 말총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대나무 장대 끝에 묶어서 매미를 잡으면 기가 막히게 잡혔다. 매미 머리 쪽에 올가미를 갖다 대면 도망가기는커녕 귀찮다는 듯이 앞발로 말총을 밀어내려고 했다. 그러다 다리나 머리가 올가미 속으로 들어오고 살짝 낚아채기만 하면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며 매미가 잡히곤 했었다. 

매미 날개가 있는 익선관(翼蟬冠)에 관한 이야기
 

조선 시대 임금님이 쓰는 모자에는 매미 날개가 있었다.
매미 날개가 있는 모자를 익선관(翼蟬冠)이라 했다.
임금님의 익선관은 한 쌍의 매미 날개가 머리 위에서 앞을 향하고 있고,
신하의 모자에는 한 마리 매미 날개가 양쪽으로 뻗어 있다.
왜 임금님 모자에 매미 날개를 달았을까?
매미는 선비가 가져야 할 오덕(五德)을 가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덕이란 文. 淸. 濂. 儉. 信을 뜻한다.
매미 날개를 단 이유는 항상 익선관을 옆에 두고 오덕을 잊지 말라는 뜻에서이다.
매미의 오덕이란
1. 긴 주둥이가 마치 선비의 갓끈이 늘어진 것을 연상케 하므로 배우고 익혀 선정을 베풀라는 뜻이고,
2. 이슬만 먹고 산다고 생각했으니 청렴하고,
3. 농부가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해치지 않으니 염치(濂恥)가 있고,
4.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을 짓지 않고 사니 검소(儉素)하고,
5. 철에 따라 허물을 벗는 절도가 있으며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알고 있으니 신의(信義)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매미의 다섯 가지 좋은 점을 잊지 않기 위하여 익선관이라는 모자를 쓰게 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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