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시

김진환 시인 2009. 1. 11. 22:06


 

햇살 하얗게
찔레꽃잎에 쏟아지던 날 
집에서 벗어난 거리만큼
꼭 그만큼 되돌아가는 길

서너 걸음 앞에서 
칠보단장 번쩍이던 길앞잡이

가만히 손 내밀면
닿을 듯 닿을 듯하다가도 
포록 포록 포로록 
저만치 앞서 날던 길앞잡이

길 다 끝나도록 애타게 뒤만 쫓다 
한 번도 
나란히 걸어보지 못하고 
어디론가 날아간 길앞잡이 

지금도 유년에 본

금록적빛 영롱한 날개
아롱거리네. 

 

[한국문학방송(DSB)문인글방 작품선집 제2집 수록]

 

'발표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사랑  (0) 2009.09.10
깜빡이는 이름  (0) 2009.09.10
저수지 안 축구공  (0) 2008.07.03
자동세차기  (0) 2008.05.16
절뚝거리다 2  (0) 2008.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