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시

절뚝거리다 2

김진환 시인 2008. 3. 18. 20:21

절뚝거리다 2

무릎을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절뚝거린 적이 있다
 
사소한 오해로 
금 간 독처럼 되어 버린 우정에  
절뚝거린 적이 있다

믿음이 깨어져
깨진 거울처럼 되어 버린 사랑에 
절뚝거린 적이 있다 
 
내 힘으로 깨트릴 수 없었던 
단단한 세상의 벽 앞에서
절뚝거린 적이 있다

하지만
꾸불거리며 흘러가는 빗물도
언젠가는 바다에 가 닿을 테지 하며
웃은 적도 있다. 

김진환(071224)

[T.S 엘리엇 기념 문학상 수상작, 계간 문예춘추 2008년 봄호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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