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구름 떠 가면 구름과 함께
나직한 바람 스치면 바람과 함께
이길 아련히 되돌아 가면
느티나무, 떡갈나무, 갈대꽃에 싸여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조그만 마을
벼 이삭 고개 숙인 논두렁 따라
잠자리, 메뚜기 쫓아 설레던 벗들 함께
얼큰한 동동주에 도타운 안부 나누면
무엇이던 푸짐하게 꿈이 되는 옛날이여
바람만 살랑여도 싸립문 밖 내다 보며
안타까이 나를 기다리는 얼굴,
붉은 홍시 탐스런 뒷 마당 감나무
이켠으로 넌지시 길다란 가지 뻗어
온갖 것 접어두고 오라 하는데 ---
가서,
풍년가 술렁이는 들판에 서면
달빛처럼 화안히 열려 오는 고향,
다시 내게로 이어지는 정든 길이여
고향, 내게로 이어지는 정든 길이여
흰구름 떠 가면 구름.
[담은 글 작자미상]
*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억 한켠에 고향을 그리는 자리를 비워 둘 것이다.
고향 생각날때 가끔은 읽어 보고 싶은 글이다.
작가를 소개 하지 못해서 작가에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현재 살아 계실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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