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봄밤/박봉준

김진환 시인 2020. 8. 24. 14:24

산통 중인
저 꽃나무들 밤새도록 기척 하나 없다

첫애를 기다리는 산실 밖 사내처럼 귀 열고 서성거리는 밤
열나흘 달빛에 터지는 꽃의 초성을 듣는다

천지에 꽃, 꽃, 꽃,
꽃봉오리들의 무음이 경건하다

불면증에 잡힌 봄밤, 꽃의 향연이다

벌써 꽃이 진다

[박봉준 시집 입술에 먼저 붙는 말 문학의 전당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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