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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풍란의 탄생

김진환 시인 2017. 12. 25. 09:34

신비한 풍란의 탄생

풍란 탄생의 신비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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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개의 꽃대에서 여섯 개의 꽃을 모두 활짝 피웠다. 이제 고고한 풍란의 향기를 피울 차례다.

 

한 생명의 탄생은 신비롭다. 그 신비로운 탄생을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풍란이 꽃대궁을 밀어 올리며 꽃몽오리를 맺었다.

 

요 조그만 꽃몽오리 속에 그렇게도 예쁠수 없는 새하얀 꽃잎을 품고 있다.

 

조그만 꽃몽오리가 꼬리를 내밀고 있다. 생긴 것이 꼬리 달린 올챙이나 정충을 닮았다.

 

좀 더 꽃대가 굵게 자라고 꼬리도 많이 길어졌다.

 

세상이 궁금 한듯  고개를 내밀고 바깥 세계의 소식을 듣는듯 귀를 쫑긋 세운다.

 

아래로 내리던 꼬리를 둥글게 말아 올린다. 힘내라 영차.

 

오늘은 원 꽃대궁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꽃대궁을 길게 밀어 올렸다.

 

이제 속살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는듯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내일 쯤이면 꽃잎을 열것 같다. 머리 부분이 더 봉긋해졌다.

 

드디어 네 개가 꽃잎을 열었다. 마치 꽃송이가 하늘을 나는듯 하다. 두 개의 꽃몽오리는 아직 꽃잎을 열지 않고 있다.

 

한 달여 과정의 긴 여정을 마칠 때가 되었나보다. 이제 향기를 세상 밖으로 튕겨낼 차례다.

 

풍란이 꽃잎을 활짝 연  모습을 담았다. 선녀가 있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날개 달린 옷을 입고 하늘을 나는 선녀를 상상해 본다.

 

아래로 내린 꼬리가 절묘하게 균형을 잡는다.



풍란의 탄생을 지켜보며 예전에 적어 두었던 졸시 한 편을 올린다.

'풍란의 향기'


풍란이 세상을 향해
꽃 대궁을 밀어올린다

 

꽃봉오리의 완성을 위해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세상 어느 뉘라서
저처럼 완전무결한 작품을
구상하고 조각할 수 있으랴

마침내 한 방울의 향기를
세상 밖으로 튕겨 내는 순간
생애 최고의 걸작이 완성된다.

-김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