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가을에 쓰는 시/박정향

김진환 시인 2009. 11. 3. 21:32

가을에 쓰는 시

                            박정향

이 가을에 시를 쓰겠습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면

가을 꽃잎에 편지로 띄울까요
붉게 타오르는 가슴 어쩌지 못해서

바람에 떠밀려 누운 낙엽이
도회지의 고독 속으로 묻히고

청자 빛 하늘에 뜬 그대 얼굴이
햇살처럼 부서져내리면

낙엽으로 땅에 묻히어
사라진 날이 서러워 울겁니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영혼을 덥히는 불을 지피며

그대 있는 남쪽으로 창을 내고
따뜻한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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