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생각

울주군이 인정한 베스트 주유소에 선정되다

김진환 시인 2010. 11. 19. 19:40

울주군이 인정한 베스트 주유소에 선정되다.
 
   1998년 2월 16일에 주유소 문을 열었으니 어언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주유소를 시작했는데 벌써 대학교 1학년이 되어 시간 날 때마다 주유소 일을 도와주고 있으니 참 오랜 시간을 주유소와 함께 했다.
  대개의 사업이 그렇듯 주유소도 주변 여건 변화에 따라 부침이 많은 사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7개소가 더 생기고, 한정된 시장을 두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져 가기만 했다. 
   경쟁 주유소가 많아지니 판매량이 줄고, 수입이 줄어들 때마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또 지인들이 "뭣 하러 위탁운영에 목매느냐. 차라리 개인 주유소 임대 운영하는 게 더 낫지" 라며 한 마디씩 던질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용기를 내 '힘닿는데 까지 열심히 해 보자'란 생각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려며 일을 했다. 

 우선 회사에서 지원하는 고객만족 서비스에 온 힘을 다하고 양질의 외상 거래처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잡아 일에 집중 했다. 인근에 위치한 대형 수송업체를 유치하여 월간 200드럼 이상 판매를 증가시켰지만 운영의 어려움은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올 4월에 울주군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관공서에서 보내온 우편물은 대개 행정 지도 안내나 제세공과금 안내 등 심적으로 부담 가는 내용이 많아서 편치 않은 마음으로 봉투를 열어 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어 있었다.  군에서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군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깨끗하고 친절한 주유소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 군 소재 주유소(118개소)들  중에서 주유소 10개소를「베스트 주유소 」로 선정했는데 내가 운영하는 주유소가 베스트 주유소에 선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선정 기준을 보니 '울주군 관내 주유소 118개소 중 지난 1년 동안 군 홈페이지에 게시한 저가주유소 10위권에 이름을 가장 많이 올린 주유소와 최근 5년간 행정처분 유무, 편의시설 제공 여부, 화장실 관리상태 등을 평가해 베스트 주유소 10곳을 정했다.'고 했다. 
  또 울주군은 베스트 주유소로 선정된 주유소엔 간판과 지정서를 전달하고 휴지, 수건, 청소용품 등을 지원해 주며 선정 이후에도 베스트 주유소에 대해 사후관리를 계속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울주군이 인정한 베스트 주유소 선정'은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주유소만을 생각하고 노력했던 나에 대한 작은 보상이라 생각한다. 
'현대오일뱅크 삼성주유소'란 이름이 좋은 내용으로 일간지와 인터넷에 기사화 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더 기쁜 일은 울주군에서 지속적으로 언론에 홍보해 주는 덕분에 베스트 주유소인 줄 알고 찾아오는 고객도 생긴 것이다. 
   맡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할 때 어떤 형태로던 반드시 좋은 결과가있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진 주변의 도움이 컸다. 그 중에서도 먼저 나를 믿고 주유소 운영을 계속 맡겨준 현대오일뱅크에 감사한다. 회사에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주었고, 시설물에 대한 꾸준한 관리 지원이 있었기에 이런 좋은 성과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회사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화장실 청결유지와 고객만족 서비스에 대한 교육이 없었다면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 했을 것이다.
  또 전업 주부로 생활하던 아내가 선뜻 내 뜻에 따라 주유소 일을 도와준데 대해서도 감사 해야겠다. 아내의 희생적인 도움 없이는 베스트 주유소로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연중무휴로 문을 열어야 하는 주유소 특성으로 10여 년을 가족 여행 한번 가지 못했는데 도리어 아버지를 이해해 주고 격려해 준 아이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싶다. 
  지금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셀프 주유소가 들어서서 가격 파괴를 하고 있다. 이렇듯 주유소 간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치열해져 갈 것이다.
   '살아가면서 맞딱뜨리는 것들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이 있다. 베스트 주유소가 되었다고 해서 주변 여건과 수입이 나아진 건 별로 없지만 앞으로도 베스트 주유소란 긍지를 갖고 열심히 운영해 볼 참이다.

[제2회 현대오일뱅크 패밀리문학상 에세이 부문 장려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