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시
봄, 산수유
김진환 시인
2019. 10. 22. 19:18
봄, 산수유
노란 산수유꽃들이 겨울 뒤에 숨었던 색깔을 불러낼 시간
지난겨울 꽃눈 속 옹기종기 들앉은 꽃 순들이
맵찬 바람에 숨죽이고 때를 기다린다
용감하고 씩씩한 몇몇 꽃송이가
꽃잎을 뒤로 활짝 열어젖힌다
꽃바람이 꽃술을 흔들 때마다
음표처럼 춤추는 산수유 눈빛 차고 넘친다
벌 나비야 어서 오라
노랑 빛깔 부드러운 꽃잎이 안내하는 길 따라
깊숙하고 은밀하게 감춰놓은 향기와 달콤한 꿀
어서 와서 가져가라
햇살 눈부신 봄날로 초대한다
봄의 행진 앞줄에 산수유꽃들이 나선다
개나리 진달래도 뒤따라 동참할 것이다
무수히 돋아나는 푸른 눈들이
봄날을 푸르게 더 푸르게 물들일 거다.
[두레문학 2020제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