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은행나무 꽃(암꽃과 숫꽃)

김진환 시인 2019. 4. 27. 15:53

은행나무 꽃을 보신 적 있으세요.

관심을 갖고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보기 힘든 꽃입니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습니다.

암나무는 가지를 넓게 하며 자랍니다.

숫나무는 가지를 곧게 하며 자랍니다.

은행나무 꽃은 잎이 필 때 같이 핍니다.

잎과 꽃이 모두 연두색이다 보니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암술은 포와 같이 있는데 숟가락(스푼)처럼 납작하게 생겼습니다.

암술은 하늘을 떠 다니는 수술의 정충이 잘 달라붙게 생겼습니다.

암술에 수술 정충이 달라붙어 수정이 되면 배주가 자라게 됩니다,

이 배주가 자라서 은행 열매가 됩니다.

수술은 어린 포도송이나 오디 송이처럼 생겼습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 혼자서는 열매 맺지 못합니다.

주변에 숫나무가 있어야만 은행이 열립니다.

 

은행나무 꽃(암꽃과 수꽃)

암꽃

암은행나무의 잎자루 주위에 있는 스푼처럼 생긴 것 중 가장자리가 둥근 것이 암꽃의 포(苞)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가장자리가 삐죽한 것이 암술로 보입니다. 꽃잎 없이 포와 암술만으로 꽃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꽃을 [무화피화: 화피가 없는 꽃, 나화(裸花)라고도 합니다. 수술과 암술 이외에 포(苞)만 있습니다.]

 

은행나무 암꽃을 보기 위해 몇 년에 걸쳐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암꽃을 찾아보긴 힘들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암꽃 사진은 대부분 암술이 수술의 정충을 받아 수정된 배주 사진을 암꽃이라며 올려놓은 것 같습니다.
이 배주는 이미 수정이 된 어린 은행 열매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암꽃을 보기 힘든 것은 암꽃은 꽃잎 없이 포와 암술만 있고, 은행잎 피는 시기와 같은 시기에 피어서 그럴 겁니다.
수꽃은 의외로 눈에 잘 띕니다. 수술은 어린 오디송이나 포도송이처럼 생겼습니다.
수꽃이 특이하게 생기기도 했지만 엄청난 수의 꽃을 피우기 때문일 것입니다.
암꽃을 찾기 힘든 건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암술을 감싸고 있던 포와 암술이 비슷하게 생겨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암술은 수술의 정충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 숟가락(스푼)처럼 생겼습니다.

단순하게 생겼지만 기능과 효율면에서는 최고인 듯합니다.
포와 암술은 크기와 질감에서 분명히 달라 보입니다.
숟가락처럼 생긴 저 조그마한 것을 누가 꽃술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저도 몇 년에 걸쳐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오랜 관찰 끝에 저 숟가락처럼 생긴 것 중 가장자리가 둥근 것이 암꽃의 포이고 삐죽한 것이 암술일 거라는 결론입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은행나무 꽃은 볼 수 없다. 특히 암꽃은 죽을 때나 본다. 또 이 꽃을 보면 죽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은행나무 암꽃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수정이 진행 중인 암술과 수정되어 암술대가 자라기 시작한 꽃도 보고 싶었습니다.

암 은행나무의 열매가 되기 전 배주입니다.

은행열매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기 전 모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이 배주를 은행나무 암꽃으로 글과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은행나무 암꽃의 꽃받침이나 꽃잎에 해당되는 사진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배주는 은행의 암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길게 나온 자루도 꽃자루가 아닌 열매 자루가 될 것입니다.

 

 

 

 

 

 

 

 

 

 

 

 

 

 

 

 

 

 

수꽃 

 

은행나무 수꽃입니다.

수꽃 주변에도 스푼처럼 생긴 포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꽃이라 하는 것은 수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수꽃은 워낙 많아서 금방 눈에 띕니다.

 

아래 수꽃들은 정충이 날아가고 난 뒤의 수꽃 들입니다.

제 역할이 끝난 수꽃들은 이렇게 지상에서 다시 사라져 갑니다.

 

 

 

은행 새잎이 나올 때 사진입니다.
며칠을 관찰해도 어린잎만 보일 뿐 스푼처럼 생긴 암꽃은 보이질 않습니다.

암꽃 잎처럼 생긴 것이 보이지만 이것은 암술을 감싸고 있던 포라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올린 자료입니다.]

은행꽃(국립중앙과학관 자료)
여기서 암꽃과 배주를 잘 비교해 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위 내용에서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의견 주셔도 좋습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의 은행나무 꽃에 대한 묘사 글 인용]

은행나무는 회갈색 가지에 새잎이 나기 시작하여 손톱만큼 자랐을 때 그 틈에서 꽃이 피어납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나무이니 어떤 나무는 손가락 두 마디쯤 되어 늘어지는 연둣빛 꽃차례를 가진 수꽃이, 어떤 나무는 어린잎 사이에서 아주 작은 스푼 모양의 암꽃이 피지요. 물론 사람의 눈길(식물의 입장에서는 곤충의 눈길입니다만)을 끄는 화려한 꽃잎을 가진 꽃은 아닙니다. 곤충이 아닌 바람의 힘을 빌려 수분(受粉)이 이루어지는 풍매화니까요. 사실 찾아내고 보면 이런 모습의 꽃도 있구나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