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신기한 박주가리 씨앗
김진환 시인
2018. 12. 18. 20:19
신기한 박주가리 씨앗
식물의 씨앗을 보면 놀랍도록 신기하게 생긴 것들이 많다.
신기한 것을 넘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는 바람도 불지 않는 것 같은데 주유소 마당 한쪽에서 하얀 것이 이리저리 유영하고 있었다.
다가가서 잡으려 하면 작은 움직임에도 다시 방향을 바꾸어 날아갔다.
살포시 손가락으로 잡아서 카메라에 담았다.
박주가리 씨앗이다.
이 박주가리 씨앗은 어디서 출발해서 주유소 마당까지 날아왔을까?
좀 더 크게 확대해서 보았다.
씨앗에 가볍고 여린 털을 수십 가닥이나 매달고 있다.
이 가늘고 여린 수십 가닥의 털이 씨앗의 날개가 되어 비행하고 있었다.
식물의 씨앗들은 생김새나 크기가 다르지만, 생존에 적합한 모양과 크기로 진화해 왔을 것이다.
이 박주가리 씨앗은 발아에 유리한 장소를 찾기 위해 이동하다 주유소 마당까지 날아왔던 모양이다.
최대한 멀리 이동하기 위해 물기는 바짝 마르고 날개는 더욱더 가벼워져야 했나 보다.
손바닥 위에서 수십 가닥의 털이 잠시도 가만있질 않는다.
석곡난 위에 올려 놓고 털이 진정 되고서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