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산국처럼

김진환 시인 2018. 11. 2. 19:43

산국처럼

 

 

우리도 한그루의 산국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왔으리라. 어느 해였을 것이다. 마당 한쪽 공터에다 꽃을 심을 요량으로 자그마한 꽃밭을 만들어 놓았었다. 언젠가 눈에 띄지도 않게 작은 한 톨의 산국 씨앗이 바람을 타고 꽃밭으로 날아왔었나 보다. 산국은 볕 좋은 봄날 어리고 연한 싹을 틔웠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산국은 줄기를 세워 자신의 영토를 개척하고 있었다. 몇 해가 지나니 제법 근사한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고 다른 꽃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내세우고 있었다. 한겨울 매서운 한파에 피를 말리고 한여름 타는 갈증에 눈물을 삼킨 날들도 많았으리라. 힘든 날을 견뎌내고 마침내 세상을 향해 싱싱하고 샛노란 꽃송이로 향기까지 피워 올리니 이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내 친구 상준이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윤태는 서울 인사동에 터를 잡고 뿌리 내려 자신만의 향기나는 삶을 잘살고 있다니, 어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