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참새
김진환 시인
2018. 5. 19. 15:05
참새
아들아
참새가 먹이 사냥 할 때를 본 적 있느냐
참새는 먹이를 향해 내려 앉는 게 아니라
자기가 날아 온 방향을 향해 내려 앉는구나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은 지금
참새 떼들이 이 울타리 저 울타리 건너가며
재잘거린다
사는 것이 세끼 밥만 잘 해결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는게 왜이리 힘드냐고
하늘 위 날고 있는 저 매가 괜스리 공포스럽고
밤에는 사기꾼의 말처럼 빛나는 모든 눈동자가 두려워
귀는 밤새도록 열어 두었을 것이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