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영혼을 그리는 화가(김상원)
소나무의 영혼을 그리는 화가
김상원
[통도사]
통도사 경내에 있는 소나무를 그리려고 머물고 계신 김상원 화가를 만났다.
이름 없는 소시민으로 살아가면서 유명한 작가나 화가를 만나는 일은 행운이다.
탑차에 그림 작업 도구와 그림을 싣고 다니시며 그림을 그리시는 정열적인 분이시다.
탑차에 실린 그림이 있어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여쭈었더니 흔쾌히 수락하신다.
80% 정도 완성한 그림이라 하신다.
2~3일 더 머물면서 완성할 계획이라 하신다.
그림 속 소나무는 통도사 산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가는 길에 있는 소나무다.
산책길에 보던 소나무지만 화가의 손을 거쳐 이렇게 그림으로 보는 느낌은 색다르다.
[김상원 화가의 전시회 카다록에서 담은 경주의 소나무]
이 소나무를 보라.
수피와 수피 사이의 골이 얼마나 깊은가.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다.
바람과 병충해에 꺾이고 죽은 가지가 있다.
한 생을 산다는 게 얼마나 모질고 힘든지 그걸 견뎌내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저 소나무가 말을 하고 있다.
뒤틀리고 휘어지지 않고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버텨낼 수 있을까.
생로병사는 자연의 섭리라지만 글로서 표현할 수 없는 영적인 것을 소나무가 표현 하고 있다.
그 소나무를 화폭에 오롯이 담아낸 화가의 열정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김상원 화가가 찍은 그림사진]
수 만번 아니 수십 만번의 붓질 끝에 새로운 소나무가 화폭에서 생명을 얻고 살아난다.
자연 속의 소나무와 화폭 속의 소나무가 화가의 붓끝에서 영혼을 교감하고 있다.
김상원 화가의 말
[감정이 살아있는 그림다운 그림을...]
나의 어린 시절 꿈은 미술사에 길이 빛나는 대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를 수석졸업 한 후 중학 시절부터 그림에 미쳐 학과공부를 싫어했고, 15세에 다방에서 유화 개인전을 스스로 가질 정도로 당돌했으며, 미술대회 1등을 20회 가까이 수상한 만큼 치열한 끼를 펼쳤다. 대학 시절부터 20여 년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향과 다양한 실험 작품을 전개하며, 미대 지망생 지도에 열을 올렸다. 미술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결심은 자연과의 교감으로 느끼는 나의 기쁨을 회화 본질성에 충실한 표현의 그림으로, 대중의 공감도와 예술성의 가치를 동시에 높여야 한다는 뜻을 세워 전업작가의 길에 당당히 나섰다.
머리와 논리가 지배하는 정신적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전율하는 즉, 감정이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넘쳐나는 주체 할 수 없는 감흥에 취해, 나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그림으로 내 삶의 진솔한 영혼을 담으려 한다. 나의 이러한 몸짓과 달리 주변의 미술 상황은 사뭇 편향되어 있는 흐름이다. 이 시대의 감성과 철학이 다양성으로 공존하는 미술로서 교육, 이해, 창작, 활동 되어야 할 터인데, 현대성이란 시류에 집착한 나머지 기본 의식마저 잃어버린 듯한 현실이다. 조형원리와 회화성은 실종되고 다분히 장식화된 디자인, 만화, 공예, 사진 등의 방법적 세련미와 고급스러움만 중시되는 근시안의 상업화된 현상이 대세다.
인간의 감성이 내재된 예술성은 보이지 않고, 아이디어 위주의 기계기법과 물질적 가치로 상품화된 것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미술로 위장된 인테리어 제품으로 보여진다. 한 시대 새로움의 순간 쾌감이나 얇은 남다름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러나는 진한 감동의 회화성에 의한 예술성이 더 중요하다.
특히,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면서 신비한 개성의 멋이 있고, 잘 그려진 독특한 회화적 힘의 강렬한 매력이 있어야 시공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회화적 품격의 감각으로 펼쳐지는 그림 속에는, 화가의 정신과 의지가 눈과 손을 통하여 가슴 속 뜨거운 숨결까지 생생하게 조형화된다. 지난 수백 년간의 위대한 화가의 훌륭한 작품을 존경하고 사랑하였기에 오늘 나도 화가가 될 수 있었다. 이제부터 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 크고 좋은 진정한 그림을 남기기 위해 그 수량에 대한 욕심을 비우고, 매번의 화폭 앞에서 나와의 진검승부하는 심정으로, 날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스스로 젖어 즐길 수 있는 그림을 하면서, 회화의 자존심으로 남아 훗날의 큰 화가에게, 수백 년의 존경과 사랑이 미술에의 열정으로 이루어진, 그림다운 명작을 전하고 싶은 것이 나의 현재 꿈이다.
화가 김 상 원
[화가 김상원님의 소나무 그림에 관심 있으신 분 연락처로 연락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