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시

육부능선에 서서

김진환 시인 2010. 12. 17. 16:59

육부능선에 서서

                                          이지영

 

비 그친 오후

산문을 들어서니

가지마다 이파리들의 날갯짓

새 떼로 앉아 있다

 

가지와 가지 사이로

젖은 물기 떨어내며

한사코 비상이듯 파닥거리는

몸짓

 

어느덧 육부능선

노루목에 걸터앉아 잠시 쉬는 사이

 

내 겨드랑이도 간지럽다

깃털 몇 개 돋아날 모양이다

 

[이지영 시집 육부능선에 서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