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들의 첫 아르바이트
김진환 시인
2010. 1. 1. 22:33
어제부터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대학은 수시전형으로 합격해 놓았기에 입학 때까지 아르바이트하겠다는 것이다.
아들이 아르바이트하겠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말릴 수가 없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야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라고 말릴 수 있을 텐데
아들이 원하는 만큼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해 줄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안타까울 뿐이다.
아들은 돈이 모이면 마음에 드는 컴퓨터를 살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 엄마도 걱정되는지 아르바이트할 사무실에 가서 인사를 하고 오라고 했다.
사무실에 들르니 그리 험한 일은 아닐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되었다.
책임자한테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인사말을 건네고 돌아서 오는데 코끝이 시큰거렸다.
저녁 때 아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아빠. 한 이틀은 여기서 자야 한데. 일이 많아서"
"그래. 춥지는 않나?"
"별로 안 추워."
"알았다. 춥지 않도록 하고 일 잘하고 와".
간단하게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들을 생각하면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아비 잘 못 만난 네가 고생이구나란 생각이 앞선다.
아들이 살아갈 길을 좀 더 편하게 닦아 줘야겠다는 생각은 간절한데 늘 힘에 부치니 마음만 아프다.
아들아 그래도 언제나 씩씩한 모습을 보이는 네가 자랑스럽구나.
네가 노력하는 그 이상 아빠도 열심히 살아갈 거야.
삶을 뒤돌아 보고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