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지 않고 사는 삶은 없다
어쩌면 살아가는 것들에 있어서 나누고 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현재를 살아가면서 문득 우리는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군가는 경찰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하고, 또 법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범죄가 없으면 경찰이 필요치 않을 테고, 나눔과 갖음이 공평하다면 애당초 법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는 엄연히 일어나고 그 범죄를 처벌할 법 또한 필요한 게 현실이다.
혹자는 나누면서 사는 사람이 더 많기에 그래도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나누기에 인색한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이러한 사람들은 나누어 주기보다 먼저 얻기를 바란다. 상대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인색하지만 상대로부터 항상 더 많이 얻기를 원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회사의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관계, 사업자와 고객과의 관계, 국가와 국민의 관계,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 등 수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지만, 어디서나 늘 더 많은 것을 가지길 원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눔의 형평이 맞지 않을 때 불평과 불만이 생긴다.
쉽게 자신의 것을 양보하여 나누어 주던 사람도 시간이 갈수록 늘 얻어가기만 하는 상대가 싫어진다. 상대가 싫어지면 처음엔 내색을 하지 않다가도 불공평한 만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참지 못하고 상대를 향해 듣기 싫은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된다. 얻기만 하던 사람은 얻는데 익숙해져서 늘 나누어 주던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되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깨달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만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그 사람이 더 많이 나누어주지 않는 데 대해 나쁜 감정을 품는 것이다.
석가나, 마호메트나, 예수나, 공자의 가르침을 생각해 보라. 그 가르침이 한 곳으로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을 향한 아니 세상의 모든 것을 향한 사랑의 나눔과 실천이다.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에도, 식물의 세계에도 그들 나름의 법칙이 있다. 자신의 영역 안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먹고 쓸 만큼만 취하는 것이다. 그 이상은 넘보지 않는다. 필요한 것 이상을 얻고자 애쓰는 것은 사회에 대한 죄악이나 마찬가지다. '부자가 천국으로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라고 했는지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한다.
꽃은 꿀을 만들어 나비에게 나누어 주고 꽃가루받이를 한다. 나비는 꿀을 얻으면서 꽃의 꽃가루받이를 도운다. 꽃이 나비를 해코지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나비가 꽃을 망가뜨리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이렇듯 살아가는 것들은 알게 모르게 얻고 또 나누면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서로서로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도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들이 어떻게 처신하며 적응하며 살아가는지를 눈여겨볼 일이다. 자연에서 나눔의 지혜를 배우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한다. 나누지 않고 사는 삶은 없다. 더 밝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을 이웃에게 나누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