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시

바다 속으로 간 암노루

김진환 시인 2007. 7. 5. 15:42

바다 속으로 간 암노루

암노루 한 마리가 바닷가를 서성거린다
파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암노루 발자국이 바위를 울린다

바다 속 암노루의 검은 눈동자가 

어둡게 빛나고
쫓기며 살아온 날들을 추억하는 듯
먼 산을 향해 고개 돌린다

태양이 바다 속으로 떨어진다
암노루를 품은 바다가 술렁거린다

무엇이 암노루를
어두운 바다 속으로 가게 했는가 

우울증이라고는 말들이 출렁거리기도 하지만
진실은 암노루만 알고 있을 뿐.

김 진환
[문예사조2007년7월호]